카테고리 없음

미스터리 그녀

ideatree-krim 2020. 5. 3. 16:59

둘째의 친구가 의뢰를 했다.
사요를 그린 직후라 애니를 원했을 텐데
고생을 경험한 자의 냉철함은 '애니는 안돼'로 결연했고
그 친구는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을 보냈다.
사실 그림을 칭찬한 처음이자 마지막 친구라서 고마움으로 그려준다 했다.
시작부터 문제 발생을 직감했다.
필터가 입혀진 채로 등장한 그녀는
술 취한 듯 붉은 얼굴에 혀를 빼꼼 내밀고 있는 아이즈원의 멤버라 했다.
검색에 들어갔다.
없다. 아니 못 찾겠다.
가족들이 모두 동원돼 검색했다.
모두 모른다.
둘째는 친구에게 물어본다 하는데 말렸다.
서운해 할까봐ㅠㅠ.....,
에라 모르겠다.
열심히 그렸다.
얼굴에 술기운은 최소한으로 하고,
24색 연필이 머리카락 그리느라 닳아지는 속도가 눈에 팍팍 보일 정도로
염색한 머리카락을
어깨 근육 생길 정도로 열심히 그린 경과는,,, ^^미안했다.
귀엽게 빼꼼하고 있던 혀는
입가심하는 모양으로 슥 흟고 있고
눈은 그림의 오점을 숨기고자 하는 내 심정을 그대로 보여주듯
반짝임을 넘어선 쏟아부은 초롱함ㅎㅎ
끝나는 게 기뻤다.
친구는 아무 말 없이 하트 표시 하나를 카톡에 보냈다고 했다.
좀 미안했다.
변명이라면 첨부터 나는 그녀를 몰랐다.
지금도 모른다.
이 그림의 추천할 포인트는 볼에 앵두다.
맘에 들게 그려졌다.
유일하게 과하지 않게 그려진 눈에 띄지 않는, 미스터리한 그녀 같은
왜 있는지 모르는,,,
둘째 친구야,
담엔 그냥 선심 써서 애니 그려주도록 해보마. 칭찬해 줘서 고맙고
네 연예인 그림 미안하다.